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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람에 흔들린다 해도
  • 20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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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음성에 가면 고추박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기술의 고추농사꾼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농사꾼으로서는 최초로 고등학교 교과서 진로와 직업란에 소개된 이종민 씨입니다. 평생 고추 농사만 지은 그는 컴퓨터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기발한 방법으로 농사를 지은 것도 아닌데 교과서에 실려 오늘날 모든 학생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그의 학력은 중학교 한 학기 공부한 것이 전부입니다. 집안이 너무나 가난해서 학자금조차 낼 수 없었습니다. 결국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 드리려고 일부러 학교를 중퇴해버렸습니다. 곧바로 농사짓는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충북 음성이 이름난 고추 산지라는 사실을 알고서 고추로 성공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고추농사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조사를 해야 했기에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고추를 좋아하는지 연구했습니다. 조사 결과 한국 사람의 70%가 매운 고추보다는 달면서도 덜 매운 고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밤잠을 자지 않고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물을 얼마나 주면 그런 고추가 나올까? 물을 몇 시에 몇 번 주면 달고 맵지 않은 고추가 생산될까?’ 그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보았고 마침내 사람들이 선호하는 고추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또 고추빛깔은 검붉은 것이 제일 좋다는 것도 알아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고추가 나오는 지를 계속 연구한 것입니다. 건조법도 개발했습니다. 비닐하우스 건조장 안에 돌을 깔고 그 위에다 고추를 말리면 햇빛과 온돌방식으로 동시에 말리기 때문에 색깔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최고 품질의 태양초고추가 되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한 결과 그는 명품 고추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러자 그의 고추를 사겠다는 사람이 1년이면 4-5만 명이나 되었습니다. 그것을 기회로 삼아 그는 음성에 고추 전시장을 만들어 사람들을 끌어들였습니다. 그때부터는 고추를 생산하기만 하면 아무리 비싸도 사겠다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항상 수요를 채우지 못할 정도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습니다. 그는 고추 농사에 성공한 자가 되어 오늘도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아는 모든 기술을 공개하고 직접 가르쳐주기에 바쁩니다. 그는 누가 뭐라 해도 인간승리의 표상입니다. 그는 학력의 장애물과 자본의 문제, 배경의 어려움을 모두 다 극복하고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고추박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의 골짜기를 지나가야 했겠습니까?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는 것처럼 그에게도 엄청난 어려움과 난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지독한 악조건 속에서도 마침내 승리의 꽃을 피워낸 것입니다.

  꽃이 피려면 시도 때도 없이 불어 닥치는 바람에 끊임없이 흔들려야 합니다. 고난 없는 영광은 없습니다. 그래서 훗날의 영광을 바라보는 자들은 고난의 바람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끝까지 견디어냅니다. 이기는 자가 됩니다. 이런 역사를 잘 아는 도종환 시인은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흔들림 속에서 성장하는데, 우리 인생이 이와 똑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람에 흔들린다 해도 낙심할 것이 아니라 훗날의 영광을 바라보며 오늘 최선의 경주를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