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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음을 잃지 말라
  • 201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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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고인이 된 작가 정채봉 씨가 내 가슴속 램프라는 책에서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1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며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는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 ‘첫 마음이라는 제목의 글인데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글입니다.

  흔히 훌륭한 인물이 되고, 중요한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바로 초심, 열심, 뒷심입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제일 중요한 마음은 누가 뭐라 해도 초심입니다. 초심 속에 열심과 뒷심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초심에서 열심이 나오고, 초심을 잃지 않을 때 뒷심도 나오는 것입니다. 초심이란 말은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처음 품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맨 처음에 다짐하는 마음이 초심입니다. 순수한 마음이 초심이고, 동심이 초심이고, 배우는 마음이 초심입니다. 첫사랑의 마음이 초심이고, 겸손한 마음이 초심입니다. 피카소는 동심을 가꾸는 데 40년이 걸렸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초심처럼 좋은 것이 없고, 초심처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것은 혹 잃는다 해도 초심을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인생의 모든 불행과 실패가 초심을 잃어버릴 때 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도 종종 초심을 잃어버리고 살아갑니다. 처음에는 목숨 바쳐 사랑할 것처럼 덤비다가 어느 순간부터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으로 변합니다. 처음에는 성실하게 희생적으로 일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요령을 피우고 자기 편한 대로 살아갑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것은 나의 공로라고 자랑하며 살아갑니다. 처음 직분을 받을 때는 죽도록 충성하겠다고 선언하고서 어느 순간부터 직분을 앞세워 호령하고 군림하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우리 속담에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먹었던 마음이 끝까지 가기 어렵고, 사람의 마음은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한다는 얘기입니다. 아마 이 말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는 초심을 잃어버리고 실패의 길을 가기 쉬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때때로 초심을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지금 세상 욕심에 꽉 차 있다는 것은 초심을 잃었다는 증거입니다. 겸손히 배우려는 마음을 상실했다는 것은 초심을 잃었다는 증거입니다. 순수한 마음을 잃었다는 것은 초심을 잃었다는 얘기고, 열정을 잃었다는 것 역시 초심을 잃었다는 증거입니다. 초심은 사랑과 같아서 날마다 가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개간하지 않는 사랑은 이기적인 사랑으로 변질되고, 열매가 없는 사랑으로 퇴보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신앙인으로서도 첫 마음을 지키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나는 지금도 주님을 향한 첫 사랑을 고이 간직하고 살아가는가? 나는 처음의 순결한 신앙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겸손한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고 있는가? 나는 목사, 장로, 집사, 권사가 되고 신앙의 연조가 깊어지면서 오히려 첫 마음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