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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과 교회
  • 20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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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안 좋은 뜻으로 사람들에게 욕을 할 때 엿 먹으라.’는 말을 씁니다. 이 말이 욕이 된 유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964127일에 전기 중학교 입시 시험을 치르게 되었는데, 그때 나온 문항 중에 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당시 정답으로 채점된 것은 디아스타제였습니다. 그러나 4개의 보기 중 하나가 무즙이었고, 그 무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항의가 일어났습니다. “왜 무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는데 정답을 디아스타제만 인정하느냐?”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났고, 결국 무즙을 답으로 써서 낙방한 학생의 학부모들은 이 문제를 법원에 제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도 항의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어머니들이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가지고 대입과 관련된 모든 기관에 찾아가서 엿을 들이밀었습니다. 문교부와 교육청, 대학 등을 찾아가 무즙으로 만든 엿을 먹어보라고 하면서 솥을 들고 나와 시위를 벌인 것입니다. “, 엿 먹어라! 이게 무즙으로 만든 엿이다! 빨리 나와서 엿 먹어라! 엿 먹어라!” 이 엿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결국 그 당시의 김규원 서울시 교육감과 한상봉 문교부 차관 등이 사표를 내고, 6개월이 지난 후에 무즙을 답으로 써서 떨어진 학생 38명을 정원에 관계없이 전원 경기중학교 등에 입학시키는 조건으로 문제가 수습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엿 사건이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다가 끝내 욕설로 남게 되어 지금까지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사실 이 사건에서 엿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그 사건 이전에도 엿은 엿이고, 그 사건 이후에도 엿은 엿일 뿐입니다. 하지만 엿 먹어라!”고 하는 말은 여전히 험악한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엿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욕의 대명사가 되었으니 보통 억울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교회에 대인 인식도 엿 사건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교회를 향해서 많은 비난을 퍼붓습니다. 교회를 폄하하고, 독설을 퍼붓고,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꼼꼼히 따져 보면 교회가 사회에 잘못한 것보다는 잘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많은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세우고, 고아원이나 양로원, 요양원 등 사회복지기관을 세워서 이 사회에 큰 공헌을 해오고 있습니다. 사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일에 있어서는 불교나 천주교, 원불교 등 다른 종교가 따라오지를 못합니다. 수많은 인재를 길러내고, 환자들을 치료해주며, 사회적 약자들을 섬기는 일의 대부분은 우리 교회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2009년도에 조사한 한국 주요 종교의 사회기여도통계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이 기독교가 51.1%, 천주교가 1.7%, 불교는 1.2%입니다. 해외 인도적 지원은 기독교가 64.9%, 천주교가 3.4%, 불교가 1.5%입니다. 헌혈자는 기독교가 82.4%, 천주교가 10.5%, 불교와 원불교가 합해서 1.41%입니다. 또 종교별 사회복지재단을 통한 사회기여현황을 보면, 20099월 기준으로 414개 복지관 중에서 개신교가 45%(188), 천주교가 12%(49), 불교와 원불교가 15%(63)로 나왔습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기독교의 우리나라 사회 기여도는 무려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연찮게 발생하는 대형 사건과 사고 한 둘에 의해서 한국 교회 전체가 욕을 먹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회는 지금 시련의 골짜기를 지나가는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엿이 욕할 때 쓰이는 말이 되었지만 엿은 여전히 엿인 것처럼 교회 역시 누가 뭐라 해도 하나님의 사랑을 널리 증거하는 신앙공동체입니다. 교회는 시대에 관계없이, 환경에 관계없이 언제나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야 진정한 교회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