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 말씀/찬양 >
  • 칼럼
우리도 곧 떠나야 합니다
  • 2019.02.01
  • 추천 0

  한 영구차 운전기사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기사는 거의 날마다 관을 보고 장지를 오가다 보니까 죽음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많은 생각을 했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기사가 하관을 다하고 유족들을 실어다 준 후에 차고로 향했습니다. 영구차는 모든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는 차라서 차고는 도심 중앙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날은 유달리 장지가 멀어서 외곽에 있는 차고를 향해 늦은 밤에 차를 몰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통금시간이 있었던 때인지라 그만 중간에 차를 세워놓고 조수와 함께 그 차속에서 잠을 자야 했습니다. 그날따라 궂은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바람에 영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에 궂은비까지 부슬부슬 내리자 두 사람 다 신경은 곤두서고 별의별 생각을 다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어디선가 음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리 오너라.”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헛것을 들은 거겠지. 빗물이 떨어지는 소리였겠지. 환청이었을 거야!’ 그런데 얼마 있다가 또 다시 그 음성이 들렸습니다. “이리 오너라.” 너무도 확실한 음성이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그 음성은 시체를 넣고 다니는 쪽에서 들려왔습니다. 나중에는 차를 툭툭 치면서 2-3분 간격으로 계속 그렇게 말하자 영구차 기사와 조수는 기절할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밤중에 비는 내리는데다가 영구차 안에서 음흉한 소리까지 들려오자 두 사람은 간이 콩알만 해져서 오들오들 떨었습니다. ‘! 저승의 사자가 우리를 데리러 왔나보구나.’ 이런 생각에 사색이 되어 있는데 저승사자의 소리가 좀 이상했습니다. 귀를 가다듬고 잘 들어보니까 귀신 소리는 아닌 것 같고 가끔 가다가 코고는 소리까지 들렸습니다. 두 사람이 용기를 내서 촛불을 들고 조심조심 내려가 보았더니 영구차 밑의 앞바퀴와 뒷바퀴를 연결하는 축 위에 한 술주정뱅이가 누워있었습니다. 그날 술에 잔뜩 취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비가 오니까 그 버스 밑으로 들어가 누워 있다가 기분 내키는 대로 소리를 쳤던 것입니다. “이리 오너라.” 영구차 기사와 조수는 그것도 모르고 기절할 정도로 오들오들 떨었던 것입니다. 화가 난 기사와 조수는 그 술꾼을 끄집어내서 실컷 패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영구차 기사가 훗날 이렇게 고백했다고 합니다. “나는 그날 거기서 죽음이 무엇인가를 느꼈다.” 허구한 날 영구차를 끌고 나가서 관을 들어주고 묻는 것을 보는 것이 직업이었는데도 그는 죽음이 자기의 죽음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밤에 그는 자기 영혼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고, 생전 처음으로 죽음의 두려움을 느껴보았다는 것입니다. ‘! 나도 죽을 수 있구나. 나도 언젠가는 죽을 사람이구나.’ 한 마디로 말하면 그는 그날 밤에 인생이 무엇인가를 깨달은 자가 되었고, 좀 고상한 말로 하면 위대한 실존주의 철학자가 된 것입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삶과 죽음 사이에 존재하고, 시간과 영원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바로 그때부터 자기의 참된 실존이 시작된다.” 결국 죽음을 모르면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 가까이서 목회하던 목사님 두 분이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54세의 한 목사님은 심장마비로 잠자다가 부름을 받았고, 67세의 한 목사님은 폐렴으로 입원하지 1주일 만에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함께 호흡하며 목양의 사명을 감당했던 분들이 순식간에 유명을 달리했던 것입니다. 언젠가는 다 떠나야 할 것을 알고 살지만 인생무상을 느끼지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내일은 엄밀히 말해서 나의 시간이 아닙니다. 오늘만이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나의 시간입니다. 그렇다면 항상 마지막 날을 생각하며 오늘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겠습니다. 머지않아 우리도 곧 떠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