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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내가 옳은 게 아니라면
  •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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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치 데이트(The Lunch Date)’라는 9분짜리 단편 흑백영화가 있습니다. 그 영화의 내용이 이렇습니다. 어느 날 백인 부인이 붐비는 기차역에서 흑인과 부딪쳐 쇼핑백을 떨어뜨립니다. 쏟아져 나온 물건을 주워 담느라 기차를 놓칩니다. 다음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역내 음식점에 가서 샐러드 한 접시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습니다. 자리에 앉았다가 포크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알고 포크를 가지러 갑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걸인처럼 보이는 한 흑인이 자신의 샐러드 앞에 앉아 그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한참 노려보던 부인은 화가 난 표정으로 포크를 집어 들고 샐러드를 같이 먹습니다. 부인 한 번, 흑인 한 번, 교대로 샐러드를 먹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음식을 다 먹은 후 흑인이 커피를 두 잔 가져와 하나를 부인에게 건넸고, 커피를 마신 부인은 다시 기차를 타러 나갑니다. 몇 걸음 가던 부인이 순간 쇼핑백을 놓고 온 것이 생각나 급히 음식점으로 뛰어갑니다. 그러나 흑인도 보이지 않고, 쇼핑백도 보이지 않습니다. 당황한 부인이 음식점 여기저기를 훑어보는데 아까 그 옆 테이블에 손도 대지 않은 샐러드 접시가 놓여있고, 의자 위에는 쇼핑백이 있었습니다. 사실은 자리를 잘못 잡은 부인이 흑인의 샐러드를 빼앗아 먹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인은 전혀 화를 내지 않고 무례하게 자기 음식을 먹는 부인에게 커피까지 대접하고 사라졌습니다. 부인이 미처 사과도 못하고 혼자서 멋쩍게 웃으며 기차를 타고 가는 것으로 영화는 끝나지만 아주 진한 여운을 남기는 단편 영화입니다.

  오늘 이 시대는 여유와 넉넉함을 잃어버린 시대입니다. 조급하고, 나만 알고, 배려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합니다. 자기가 자리를 잘못 잡은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 내 자리에서 내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합니다. 또 누군가의 실수에도 관대하지 않습니다. 그저 정색하고, 판단하고, 심판하려고만 합니다. 자기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남에게는 한없이 무자비한 현대인들이 넘쳐나는데 그들의 이기적 10계명이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1.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다. 2. 내가 하면 창조적 권고이고, 남이 하면 거짓말이다. 3. 내가 침묵하면 그만큼 생각이 깊은 것이고, 남이 침묵하면 원래 생각이 없는 것이다. 4. 내가 화를 내면 그만큼 소신이 뚜렷한 것이고, 남이 화를 내면 그릇이 작은 것이다. 5. 내가 자리를 비우면 바쁜 만큼 유능한 것이고, 남이 자리를 비우면 또 어디서 노는 것이다. 6. 내가 통화중이면 업무상 긴급한 것이고, 남이 통화중이면 사적인 일이 너무 많은 것이다. 7. 내가 아프면 아픈 만큼 쉬어야 하고, 남이 아프면 기본적이 체력마저 의심스러운 것이다. 8. 내가 가족사진을 걸어 놓으면 가정의 화목이 자랑스러운 것이고, 남이 가족사진을 걸어 놓으면 직장에서도 집 생각만 하는 것이다. 9. 내가 회의 중이면 남은 잠깐 기다려야 하고, 남이 회의 중이면 나는 잠깐 만나야 하는 것이다. 10. 내가 약속을 어기면 사람이 그럴 수도 있는 것이고, 남이 약속을 어기면 사람이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이 10계명은 현대인들의 정곡을 찌르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7:3) 나의 허물을 지닌 채 타인의 허물을 말한다면 나는 위선자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오면서 내가 옳다고 생각한 어이없는 잘못들이 얼마나 많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항상 내가 옳다.’라는 생각은 마귀가 주는 생각입니다. 나도 언제든지 실수하고 넘어질 수 있는 연약한 인생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도 나는 겸손과 관대함을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