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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세계교회협의회)가 무엇인가?
  • 20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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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한 성도에게서 이런 문자가 왔습니다. “목사님, WCC가 이단인데 왜 우리 교단이 적극적으로 참여합니까? 이단에 동조하는 것 아닙니까? 저는 더 이상 통합측 교단 교회에는 안 나가겠습니다.” 이런 문자와 함께 지난 2013년 우리나라 부산에서 개최한 WCC(세계교회협의회) 10차 총회에서 있었던 사건을 거론하며 심히 부정적으로 말했습니다. 우리 교단이 종교다원주의를 지지하는 교단이고, 동성애를 옹호하는 교단이라고 비난하면서 전혀 은혜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WCC 총회 당시 우리 교단 차원에서의 대응이 너무 안일하고 미숙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WCC가 왜 만들어졌고, 우리 교회는 왜 WCC에 참여하는지를 알면 오해가 풀릴 것입니다.   

   WCC((World Council of Churches: 세계교회협의회)는 전 세계 140개국에 산재한 유수한 정교회와 개신교회들 349개 교단, 그리고 그 속에 속한 56천만이 속해 있는 세계 최대의 연합기구입니다. 한국에서는 정통교회인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정교회 대교구가 회원교회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WCC가 창설된 결정적인 계기는 세계 제1, 2차 대전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유럽이 기독교 국가였는데 소위 기독교 국가들이 모인 대륙에서 세계대전이 두 번이나 일어난 것입니다. 그때 자괴감에 빠진 교회들이 우리가 다시는 전쟁하지 말자.” 하는 마음으로 국제연합을 만들었는데, 이 노력이 1948년 암스테르담에서 WCC를 창립하는 역사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니까 WCC는 초기 기독교 공의회가 추구했던 교리의 일치와 이단을 규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아닙니다. 세계의 흩어진 모든 교회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인류가 겪고 있는 위기와 무질서를 극복하고 인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감당해보자는 뜻에서 WCC는 태동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1950년에 발표한 토론토 성명서에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WCC의 회원이 된다고 해서 교회 일치와 본질에 관한 어떤 특정한 교리를 수용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WCC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다양한 교파와 교단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교리를 떠나 보편적 인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위해 함께 노력해 보자는 것이다.” 결국 WCC는 세계 복음화보다는 사회봉사에, 구원의 선포보다는 서로 간의 대화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주의 교단에서는 WCC가 신()신학자나 위기신학자와 손을 잡고 있는 이단이라고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해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WCC일치된 교리가 아니라 인류 평화를 위한 대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종교 간의 연합이나 각 교단들과의 연합은 한국교회사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제 강점기 때인 19193·1운동 사건입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3·1운동은 기독교와 불교, 천도교 등 여러 종교의 대표자들이 민족의 독립을 위한 비폭력 운동을 전개한 거국적 사건이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지금도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천도교 등 7대종단대표자 회의가 있습니다. 이들은 교리를 논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7대종단대표자 회의는 우리나라의 안녕을 위해 종교인들이 할 수 있는 올바른 역할을 감당해 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모임입니다. 만약 WCC가 문제라면 과거의 3·1운동을 비롯해서 오늘의 각 종단대표자 모임도 문제라고 지적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이 모임이 각자의 신앙과 교리는 묻어두고, 오직 국가의 평화를 위해 에큐메니칼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 성도들은 WCC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분명히 하고, 우리 교단이 WCC에 참여하는 것으로 인해 흔들리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